한울이야기

법인[한울Story] 2마리 적응토끼 잡기, 그리고 직원 잡기


취업과 새로운 거주지, 적응 2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취업팀 직원을 잡을 뻔한 민식이 인터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호텔에서 폴리싱 업무를 하고 있어요. 폴리싱 업무는 25층부터 9층까지 손님들이 마신 와인잔, 샴페인잔, 물 컵 등 빈 잔이 있으면 랙카에 수거해서 7층 작업실로 가지고 와서 더러운 것들을 세제로 닦아요. 이게 초벌작업인데요, 그리고 나서 식기세척기에 튀겨서 린넨으로 물기를 제거해서 9층에 놓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이곳에 취업하게 되었나요?

예전에 구내식당에서 일을 했는데 계약 만료로 퇴사하고 구직활동을 했어요. 처음에는 독립취업*을 하려고 했는데 안됐어요. 독립취업*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중랑한울 취업 담당 직원들과 구직활동프로그램을 하면서 워크넷, 워크투게더 등을 통해서 일자리를 알아봤어요. 그러다가 직원의 권유로 지금 호텔에 취업하게 되었어요. 

                                                                                                                        * 독립취업 : 장애여부를 밝히지 않거나 사회복지사의 지원없이 취업하는 것


일을 하면서 걱정이 되는 것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컵을 안 닦아져서 훈련에서 탈락하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하나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신우리님(직원)이 컵을 쉽게 닦는 방법을 알려줬고, 기스랑 하얀 이물질, 먼지 같은 것들을 주의해서 닦으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도 아직은 큰 컵을 닦는 것보다는 작은 컵을 닦는 것이 조금 걱정이 돼요.  예전에 식기세척을 하면서 컵을 닦고 깼던 경험이 많아서 솔직히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컵을 깼다고 혼낼까봐 걱정돼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는데,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훈련 동안에는 직원들이 확인해줬는데 지금은 함께 근무하는 형이 봐줘서 괜찮아요.


직업 훈련을 받으면서 거주지를 옮기는 과정이 함께 있어서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힘든 중에도 재미있거나 좋았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강박이 심해서 힘들었을 때 오수미님(직원)이 점심을 먹으면서 나온 김을 보고, ‘김을 좋아해서 김을 너무 많이 먹다가 응급실에 갔던 적이 있다.’고 했던 이야기랑 무슨 농담들을 해줬는데 그게 재미있어서 웃었던 기억이 나요. 일을 하면서는 신우리님이 컵을 쉽게 닦는 방법을 알려줘서 컵이 잘 닦였을 때랑 오수미님과 신우리님이 힘들 때(증상으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을 때) 도와줬던 기억이 나요.

최근에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어서 충천을 해야 하는데 충전기가 끊어져서 어떻게 해야 해서 망설이고 있을 때 신우리님이 ‘그 충전기 사용 가능하니깐 여기서 망가질 때까지 쓰고, 리커버리하우스 갈 때 새로 좋은 거 사세요.’라면서 충전기 문제를 해결해줬을 때도 기억이 나요.


힘들었던 기억은요? 

충전기 일도 힘들었고, 컵이 안 닦이는 것도 힘들었는데 도움을 받아서 수월하게 했던 거 같아요. 

한번은 직무 훈련 중에 훈련이 끝나고 강박 때문에 가평에 있는 집으로 간 적이 있어요. 훈련 끝나고 바로 청량리역으로 갔어요. 집에 가겠다고 리커버리하우스(공동생활가정) 원장님과 직원한테 이야기하고 그냥 집으로 갔어요. 그 날은 일을 하다가 컵을 보는데 엄마가 보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그 때 컴퓨터 정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올라와서 집에서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가평으로 갔죠. 집에 가서 엄마 보고, 다음날 출근하기 전까지 컴퓨터를 하고 나니깐 출근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또 걱정이 생겼어요. 집에 가서 컴퓨터 정리를 다 완성했다고 생각했는데, 공동생활가정으로 가니깐 완성이 되지 않았던 거예요. 컴퓨터 강박도 강박인데 그 내용이 계속 생각이 나니깐 또 강박이 올라오면서 완성했다고 생각했는데 완성이 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있어요! 환청! 일을 하는 동안에는 지하철이랑 공동생활가정(리커버리하우스)에서 들렸어요. 제가 잠을 자지 않거나 사람들을 보지 않으면 밖에서 주로 소리가 들렸어요. 같이 사는 형들이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출근 시간보다 1~2시간 전에 와서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오수미님과 이야기하면서 줄어들었어요.


정신장애를 갖고 계신 분 중에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하신 분도 계시고, 일을 하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들도 있으실 거에요. 그런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무엇을 위해 취업을 해야 하는가 생각을 해보니깐 용돈, 생활비, 부모님께 드릴 돈 등을 생각하니깐 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못 하더라고 시간 약속은 어기지 말고, 못하더라도 훈련을 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는게 좋죠. 그리고 일을 하면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원자 신우리, 오수미 曰

민식님은 중증장애인지원고용사업을 통해 3주간 직무훈련을 받고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훈련을 하면서 강박과 환청 증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도 취업이라는 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식님을 지원하면서 저희 둘은 정말 민식님 한 명만 바라보고 몇날며칠을 고민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사회복지법인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  

주 소 : 08782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692, 태광빌딩 3층  

전 화 : 02-878-9965 │ 팩 스 : 02-882-9965 │ 이메일 : 1wo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