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이야기

법인영화 'F20' 방영 중지와 우리가 바꿔가는 세상

정신장애인들에게 ‘F20’이라는 단어는 강렬하다. F20은 WHO의 질병분류체계(ICD¹) 에 따른 질병코드 중 하나이다. 우리가 몸이 아파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게 되면 의사는 ICD-11에 따라 우리의 ‘아픔’에 대해 진단을 내리고 거기에 코드명을 부여한다. 최근엔 실비보험 등의 청구로 병원에 다녀온 후 처방전을 받거나 진료기록지, 진단서 등을 받게 되면 기재되어 있는 질병분류코드를 예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과를 방문하여 결막염 진단을 받았다면 우리의 ‘아픔’에 대한 진단은 H10이라는 코드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F코드를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KOICD 질병분류정보센터(koicd.kr)에 접속하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확인할 수 있다. 위 질병사인분류표에 의하면 F00-F99 까지는 ‘정신 및 행동장애’가 있는 경우 부여되는 코드이다. 알코올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부터 조현병, 망상장애, 기분장애, 신경증성 장애, 스트레스연관 신체형 장애, 인격장애, 정신지체, 정신발달장애, 소아청소년 정서장애, 상세불명의 정신장애까지. 치매도 F코드로 분류되는 질병이다. 신체가 아픈 것처럼 정신건강이 좋지 않을 때 누구나 진단받을 수 있는 질병코드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F코드는 죄인의 낙인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F20코드는 ‘조현병’을 지칭하는 코드이다. 



                                 2021. 10. 20. 서울KBS 본사 앞‘F20’ 은 2021년 10월 개봉된 영화로 KBS가 제작에 참여했다. 군대에서 조현병이 발병한 아들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2021년 10월 말 경 드라마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정신장애계는 개봉 전부터 정신장애에 대한 왜곡된 시각으로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상영을 반대했으나 영화는 개봉되었고 영화를 접한 당사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조현병을 가진 당사자와 당사자 가족의 모습은 상식을 벗어나 있었고 위험한 존재로 이웃으로는 함께 살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되어 있었다.


이에 당사자단체와 당사자 가족단체는 KB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영 금지와 함께 사과를 촉구했고, 우리 법인은 정신장애를 보는 왜곡된 사회의 시선이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회견 및 1인 시위에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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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WHO의 국제질병분류체계로 여러 국가에서 다른 시기에 수집된 사망과 질병, 손상, 건강 상태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고 및 분석, 해석, 비교를 위한 국제 표준이다. (통계청 2021. 자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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